며칠 안남았네... 얼마후면 지방선거 날이 다가온다.

누구를 찍을까 하는 생각을 참 수도 많이 한사람도 있고.. 바쁜 직장 생활속에..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일요일.. 한가한 시간을 맞이 하여 선거일을 2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 우편으로 온 선거 포스터를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름이 익숙한 사람도 있고 공약도 휘황찬란한 사람도 있고.. 심XX 남편도 있고..ㅋㅋ

참 많네~ 그려.. 교육감 후보들은 왤케 또 많은겨!!!!

자 좋은 기사가 있어 한번 실어 보려한다. 선거 준비 하시는 분들~~!! 많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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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사항 중 상당 부분이 '허풍'일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대와 믿음을 가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순진해서? 진정성을 가진 후보자들도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비록 드라마 각본 상 설정된 인물이지만 삼국시대 중기 신라(新羅)의 뛰어난 정치권력가였던 미실(美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은 버거워합니다.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이죠. 마치 떼를 쓰는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백성은 비가 왜 오는지, 일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비를 내려주고 일식을 막아주면 그만인 무지하고 어리석은 존재들입니다. 자신이 뭘 원하는 지도 모릅니다. 안다는 것, 지혜를 갖는다는 것.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인간이란 무언가 환상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미실이 하늘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백성도 이 미실을 이용한 것입니다."              -미실-

 



무릇 백성이란 몽매한 존재이니 환상을 심어주면 된다? 백성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섬김의 파트너가 아닌 다스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전근대적 관점의 전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둘 만이 남는다'는 표현이 말해주듯, 그녀에게 백성이란 지배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미실은 일식이라는 자연현상을 재앙으로 둔갑시켜 백성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등 다양한 통치기술을 용의주도하게 활용한다) 한마디로, 미실의 정치철학은 '철저한 정보 독점에 입각한 미신(迷信)통치'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미실의 통치관을 신봉하는 정치 후보자가 선거에 나선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하려고 할까? (미실의 가르침대로) 사람들이 두려움에 벌벌 떨 정도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야말로 환상적인 약속들을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할 것이다. 왜? 사람들은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대체적으로 안정을 희구하며, 약속어음의 액면가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믿어버리는 우매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존재에 대한 불안은 대중들로 하여금 절대권력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증폭시키고 선동정치에 쉽게 말려든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교훈 아닌가? (미실이 살았던 시대로부터 1400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 속 이야기와 너무나 흡사한 현상이 이곳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미실의 선거와 선덕여왕의 선거

 

이에 반해, 선덕(善德)은 백성이 주인인 사회를 꿈꾼다. 사람들을 미혹(迷惑)하는 환상이 아니라 희망과 비전으로 국가를 다스려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미실과 정면으로 맞선다. 신라의 오랜 전통이었던 신권(神權)을 버리고, 스스로를 낮춤으로서 백성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미실은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아. 오히려 백성을 두려워하지. 그래서 백성의 말을 듣는 것도 두려워하는 거야. 그러나 난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 나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말과 질문들이 나를 결정할 거야. 앞으로도 백성은, 세상은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할 거야. 난 언제나 두려워하지 않고 그 질문들을 들을 것이고 또 최선을 다해서 답을 찾을 거야."     -선덕여왕-

 

마찬가지로 선덕의 정치철학을 믿는 사람이 선거에 나선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사람들에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가능한 한 '지킬 수 있는' 약속들을 전달하려고 할 것이다. 왜?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이해득실에 민감하며, 때때로 이중적으로 행동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선거전략이며,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선덕은 믿었던 백성들로부터 배신을 당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간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Carr)는 '역사란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며, 모든 역사적 판단에는 사람들의 관점이 개입되기 때문에 이른바 객관적, 역사적 진실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은 결코 '순수한' 상태로 우리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같은 사실(fact)이라 하더라도 보는 이(역사학자)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주관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실과 선덕, 누구의 정치철학이 사람들에게 먹히나

 

그렇다면, 한번 해석해보자. 당신은 미실과 선덕, 두 사람 중 누구의 관점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정치철학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먹힌다고' 보는가? 물론 지금은 왕조시대도 아니고 개발독재시대도 아니다. 하지만 정치가가 백성(국민)을 바라보는 태도는 신라시대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미실과 선덕 두 사람이 품었던 생각의 뿌리는 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각각 비슷한 DNA를 가진 후예들에게 계승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정치 생태계를 동일한 유전적 기질을 가진 집단으로 구분하면, (미실의) '지배이론'을 추종하는 세력과 (선덕의) '섬김정치'를 따르는 세력이라는 두 개의 종(種)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사는 마을에서 정치라는 영역이 완전히 망하기 전까지, 향후에도 오랫동안 두 그룹은 각자 서로 다른 맥(脈)을 형성해 가면서 치열한 싸움을 해나갈 것이다.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선거란 무엇인가? 관찰자(Outsider)가 아니라 주인공(Protagonist)으로서 제대로 된 대리인(Representative)을 선발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들 각자가 '역사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자각과 실천이다. 자각이란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진지한 생각과 접근을 말하며, 실천이란 가장 근사치의 인물에게 표를 주는 것을 말한다.

 

판단의 기준도 애매하고,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다. 맞다. 누구를 선발하건, 당선된 인물에 대한 만족도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에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학습했다. 사람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정치란 본래 유시유종(有始有終, 처음과 끝이 분명함)이 결여된 일종의 '연극' 같은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설사 모든 후보자가 수준 이하이고 그 가운데 한 명을 뽑아야 하는 '재미없는'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투표하지 않는 것보다 투표하는 것이 백 배는 더 옳은 일이다. (투표하지 않는 것도 의사표현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표(死票)가 결국 누구를 이롭게 하는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어떤 후보자를 뽑아야 하는가? 하나마나한 말이지만, 좋은 후보자를 뽑아야 할 것이다. 좋은 후보자란 누구인가?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판별할 수 있는가?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람, 낮은 곳으로 임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행복지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 미래의 창을 통해 현재를 조명해보는 사람, 개발보다 유지와 보전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 향기가 나는 사람, '바보' 같지만 왠지 마음이 동(動)하는 사람일 것이다.

 

어떤 후보자를 뽑지 말아야 하는가? 두말할 필요 없이, 나쁜 후보자다. 나쁜 후보자란 누구인가? 비슷해 보이지만 진짜가 아닌 사람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가짜인가? 경력만 화려한 사람, 한번도 제대로 된 봉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 성장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 과거의 틀(frame)에 갇혀있는 사람, 건설과 개발만이 해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구린내가 나는 사람, 똑똑해 보이지만 왠지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선거비용의 효용가치 극대화하면 손해보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이 '축제의 장'을 경제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선거비용에 투입되는 총비용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하면 된다. 뽑아야 할 사람을 뽑고,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몇 조원의 비용을 투입한다 해도 '선발된 주자들을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하지만 반대라면? 기회비용은 물론이고 선거에 쓴 돈의 몇 배에 달하는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뽑지 말아야 할 사람을 선발한 대가로 국민의 낸 막대한 세금을 헛되이 날리게 될 것이다. 선택도 책임도 모두 국민의 몫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므로(헌법 제1조 2항),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로서(헌법 제24조), 헌법이 부여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자.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엄중한' 정치적 행위가 바로 선거 아닌가? 그러므로 '국가가 나에게 해 준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투표하러 가자.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착한' 일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후보자에게 한 표를 던지자.

 

에드워드 카(E.H.Carr)는 '역사란 당대의 부당한 영향과 횡포 혹은 압박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지금 우리에게 부당한 영향과 횡포 그리고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면, 그 압박에 대항해 싸우는 것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몫이라는 뜻이다.

 

부당한 자들을 심판하려면, 술 취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으려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려면, 잘못을 바로 잡으려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해지려면, 더 나은 마을, 더 좋은 환경,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행동하는 시민'이어야 한다. 누가 이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포기하려 하는가?


Posted by 옆모습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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