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PC 탑재, 매킨토시 호환 기종 출시의 투 트랙 전략
여러 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시장의 상황은 점점 애플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을 즈음하여 IBM PC 및 IBM 호환 PC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고, 애플의 매킨토시 시리즈는 일부 출판 및 교육 분야를 제외하면 거의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애플은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그것은 매킨토시를 고성능화해 전문가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애플이 아닌 다른 제조사에게도 매킨토시 호환 기종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하여 매킨토시의 전반적인 보급률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애플과 IBM, 그리고 모토로라가 협력하여 개발한 고성능 CPU인 ‘파워 PC(Power PC)’였다. 파워 PC는 당시 IBM 호환 PC에 탑재된 인텔의 펜티엄(Pentium) CPU 보다 한 수 위의 성능을 발휘했다. 파워 PC를 탑재한 ‘파워 매킨토시(통칭 파워맥)’는 1994년에 처음 출시되었고, 고성능을 요구하는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매킨토시가 컴퓨터 그래픽 작업에 적합하다는 이미지는 이 때부터 심어졌다.
그리고 1994년, 애플은 자사 외의 업체에서도 매킨토시 호환 기종을 출시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5년부터 파워컴퓨팅, 파이오니아, 모토로라, 유맥스 등의 업체에서 매킨토시 호환 기종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이들 호환 기종들은 애플의 매킨토시와 같이 ‘맥 OS’ 운영체제를 탑재했으며 가격은 애플 매킨토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매킨토시 호환 기종은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무기로 조금씩 시장을 넓혀나갔다.
적자투성이 애플, 누가 인수할 것인가?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오던 애플이었지만 1995년에 IBM 호환 PC용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95’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자 결정적인 위기에 처했다. 윈도우 95의 출시로 인해 IBM 호환 PC는 매킨토시 못지 않은 GUI 운영체제 환경을 갖추게 되었고, 자연히 매킨토시를 쓰던 소비자들이 하나 둘 IBM 호환 PC로 떠나갔다. 더욱이 매킨토시 자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인데도 매킨토시 호환 기종들은 점차 늘어났다. 이런 매킨토시 호환기종들은 싼 가격을 무기로 애플의 오리지널 매킨토시 판매량을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이 당시의 애플의 경영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199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애플은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스핀들러는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되었고, 후임으로 길 아멜리오(Gilbert Frank Amelio)가 임명되었다. 그리고 이 때를 즈음하여 애플이 매각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당시 애플과 실제로 매각 협상을 벌이거나 혹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알려진 기업은 썬 아미크로시스템, AT&T, IBM, 캐논, 필립스 등 다양했다.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애플을 후한 조건으로 인수하려 할 회사가 있을 리 만무했고 결국 모든 협상은 결렬된다. |